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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of-date/board_HB

못된 사람에게...

No : 1442
Name : faneyes

#1
"사람이 사랑을 할 때, 그것이 그 사람의 마음속에 모조리 담기기엔 사랑은 너무나 크다. 사랑은 사랑하는 상대 쪽으로 방사되어, 상대의 한 표면에 부딪혀 저지되어,

본래 방사점 쪽으로 퉁겨져 돌아온다. 그처럼 우리 자신의 애정이 퉁겨져 돌아오는 반동을 우리는 상대방의 감정이라고 일컫는데, 간 것보다 돌아온 것이 더 우리를 매

혹시키는 것은, 간 것이 우리 자신에게서 나온 것임을 잊어 버리기 때문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시간을 찾아서』 중-


#2
모호하고 불명확하고 그 크기를 감지할 수 없고..뿐만아니라 아무런 실체조차 모르겠다고 체념하는 서로의 사랑이 실은 자신으로 부터 나온 것이라는 것..
이렇게 스스로에게서 나와 반사된 사랑의 환영을 보는 것에 지쳐, 정작 그가 전하려 하는 마음에 시선을 건넬 여력이 없는 것은 아닌지 늘 점검해 볼 것.


#3
문득 문득 놀랄 때가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우려하시듯 드러낸 말 몇마디가 당신을 단편적으로 뵈게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에요. 그런 값어치 있는 고백을 듣고 난 청자의 의무라면..수면 위로 내

놓은 단편을 조합해 내 원형을 복구하려는 시도에 늦장을 부려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두터운 각질 안에 무른 형태로 남아있는..속살을 읽어내는 것에도

말입니다.
장난하다 뿌리치는 손, 핀잔처럼 던지는, 채 여과못한 말에도 그렇게 속이 상하는 사람인데 내가 이 사람한테 도대체 이런 만용을 부렸을까 하는 생각이 절 놀랍게 했다

는 말입니다.


#4
그런 사람인데..
내가 지나쳤어요. 그런 식의 독백(독설이라 해야 맞는 지도 모르죠)이나 침묵시위로 내 맘을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역시 아니죠. 많이 아파했을 것 같습니다. 난 내가

푸는 독설 속에 담긴 투정을, 내 희망사항을 당신이 감지해 주기를 바랬는데, 안타깝게도 생각했던 것과 달리 당신은 영민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직접 전해도 모자를 판

에......괜한 반동행위로 속만 상하게 해버린 꼴이 돼버렸지 뭡니까..속상하게 한건 내가 의도한 일이 아니라는 것 알아주세요.


#5
실은 이렇게 사과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아직도 뿔 나있는 것 같아요. 어제 내내 흘겨보고 씩씩거리고 했던 것도 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독단적인 통보에 대한 원망
또 일종의 길들이기 책략일 지 모르는 작전이 아닐까 하는 의심
진심이었건 작전이었던 어쨌거나 말려들어 버린 것에 대한 자존심 실추..
어쨌거나 이번 상황은 종료.


#6
또 그날처럼 겁먹어 한달음에 오게 하시면..정말 미울 것 같습니다.
내가 지나쳤습니다.
당신도 나빴습니다.
다음부터는 주의합시다.


#7
일요일, 늦잠자지 말란 요구는 너무 무리한 요구아닌가요? 적어도 어제 아침에 한해서는 말이에요.
덕분에 이틀 밤잠을 설친 저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제대로 깨우지도 않았잖아요..전화 한통 넣어두면 바로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다니.. 난 하루아침에 대여섯번 전화한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우앙
정성이 부족해.


#8
그렇게 조목조목 설명해 주는 건 좋은데 말이야...여러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그래 주니 챙피해. 사람들이 도대체 날 어떻게 보겠어요..


#9
바보 곰탱이~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