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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 20대 금융생활..

  shao (2003-12-25 11:14:35, Hit : 91, Vote : 45)
 재테크 - 20대 금융생활..

▣ ‘돈 먹는 하마’ 자동차 구입 신중해야…신용카드, 데이트레이딩 빚의 악순환

20대 중반, 첫 직장을 잡고 첫 월급을 받는 순간 가슴이 설렌다. 그리고 그 월급을 쓸 곳도 자꾸만 떠오른다. 월급으로 그동안 신세졌던 부모님과 친척 어른들에게도 감사의 표시를 해야 할 것 같다. 직장 구하려고 애쓰며 돌아다닐 때 옆에서 격려해주던 친구들에게도 근사한 술집(실은 텔레비전 고발 프로그램에 자주 나오는 유흥업소)에 가서 한 턱 크게 내야 할 것 같다.

이것만이 아니다. 이제 어엿한 직장인이 됐으니 자동차도 사서 굴리고, 신용카드도 만들어 ‘폼나게’ 써보고 싶기도 하다. 증권사에 계좌를 열고 주식 데이트레이딩에 뛰어들어, 주식에 투자하는 다른 직장인 친구들과 종목 분석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대박을 꿈꿔보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재테크 전문가들은 자동차, 신용카드, 데이트레이딩의 세가지야말로 돈을 모으려는 20대라면 반드시 피해야 할 것들이라고 충고한다. 특히나 재테크의 중심이 불리기에서 모으기로 옮아간 지금, 사회생활 초기의 소득을 착실히 모아두는 것은 매우 중요해졌다. 처음부터 아껴쓰고 모으지 않으면 나중에 굴리기나 불리기는 꿈도 꾸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빚더미에 올라앉아 허덕이며 살아가게 되기 쉽다는 얘기다. 특히 이 세가지는 초기 소득을 모으는 데 가장 큰 방해가 되는 것들이라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선배 직장인들의 충고이기도 하다.


▣ 차 안 사면 3년 만에 4천만원 모은다

20대 중반에 첫 월급을 받는 직장인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물건 가운데 하나가 자동차다. 출퇴근 시간에 만원버스에서 시달리는 대신, 나만의 공간인 자동차 안에서 영어회화 테이프를 들으며 직장을 오가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멋진 자동차를 타고 친구들을 태우고는 주말이면 여행을 훌쩍 떠나는 것도 꼭 해보고 싶은 일이다.

그러나 자동차를 사고 굴리는 데는 생각보다 상당한 비용이 든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도 한번에 크게 들어가는 일회성 비용이 아니라, 매달 일정액만큼이 빠져나가는 지속성 비용이다. 이런 지속성 비용은 얼마 되지 않는 월급을 모아 목돈으로 만들려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악재다.

250만원 안팎의 월급을 받고 있는 회사원 이아무개(29)씨는 일찍 차를 산 것을 뒤늦게 후회하고 있는 사람 가운데 하나다. 처음 직장을 갖게 된 스물여섯살 때, 그는 당장 300만원만 있으면 차를 인도받을 수 있다는 자동차 세일즈맨의 말에 홀려 덥석 준중형 승용차를 계약했다.

처음에는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 내 차를 몰고 다니니 이제 어엿한 사회인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고, 부모님이나 친구들을 태우고 교외로 놀러갈 때면 베푸는 보람까지 느꼈다. 그러나 이 기분은 오래가지 못했다. 비용 때문이었다. 처음 자동차를 인도받을 때 건네준 300만원은 오히려 별것 아니었다. 보험료와 국채, 등록비, 인수비 등 150여만원에다 선납금 150만원을 합친 돈 300만원은 당시 두달 월급에 가까웠지만, 눈 딱 감고 한번 지출하면 그걸로 그만이었다.

문제는 매달 돌아오는 할부금과 차량유지비였다. 매달 40만원에 가까운 할부금이야 계약할 때부터 알고 있었고 능히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매달 기름값이 30만원이나 든다는 사실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여기다 주차비와 세차비 등으로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유지비만도 20만원에 가까웠다. 1년에 100만원 가까이 드는 보험료까지만 계산해도 매달 100만원에 가까운 돈이 차량 유지비로 지출되고 있는 걸 발견했을 때, 이씨는 아찔함마저 느꼈다. 자동차 구입 초기에 기분 내면서 바꿔봤던 오디오나 알루미늄휠까지 여기에 더하면 정말 이씨의 월급 가운데 용돈을 빼고는 모두 자동차에 관련된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었다. 결혼도 해야 하고 내집마련도 해야 할 텐데, 이놈의 자동차에 들어가는 비용 탓에 돈은 전혀 모이지 않았다.

결국 이씨는 할부금을 모두 지불한 최근, 자동차를 중고차시장에 팔기로 결정했다. 처음부터 다시 재테크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자동차에 들어간 돈을 모두 저축했다면, 월 100만원씩에 연이율 7%짜리 적금을 들었다고 치면 지금 4천만원에 가까운 돈이 수중에 있을 텐데…” 이씨의 표정에는 후회가 가득했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는 편하다. 밤에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다 돈이 떨어졌을 때도, 가까운 편의점만 찾으면 바로 현금을 척척 내준다. 돈을 빌리기 위해 은행창구에 가서 행원 눈치를 살필 필요도 없고, 복잡한 서류를 떼어갈 필요도 없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편한 만큼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게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다. 여신금융협회의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이용자들은 빌린 돈의 21.81%를 수수료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서비스 이용자가 100만원을 빌렸다면 평균 121만8100원을 갚았다는 얘기다. 현금서비스는 장기대출보다는 단기에 빌렸다가 갚기 위해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0대 가운데 상당수가 이렇게 높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현금서비스 빚을 이용해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돌려막기란 여러 장의 카드를 마련해두고, 한 카드의 결제대금을 다른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 갚는 일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국민은행 연구소가 얼마 전 20대 직장인과 대학생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 신용카드 이용자 가운데 24.5%가 결제대금이 부족할 때 돌려막기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시점 당시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도 8.3%나 됐다.

이런 식의 카드 사용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이 21.81%라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간단히 계산해볼 수 있다. 친구들에게 한턱 멋지게 내느라 유흥업소에서 하룻밤에 100만원을 신용카드로 계산했다고 치자. 이 돈을 연체 없이 이 카드 저 카드를 동원해 돌려막기를 계속한다면 3년이 지나면 빚은 180만원이 되고, 5년이면 268만원, 10년이면 719만원이 된다.

데이트레이딩 열풍이 불던 때 20대 가운데서는 현금서비스를 받아 돌려막기를 하며 그 돈으로 주식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도박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자세로라면 재테크는커녕 빚더미에 올라앉아 개인파산 상태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 남 좋은 일만 시키는 데이트레이딩

주식 데이트레이딩도 20대에 돈을 모으지 못하게 만드는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지난 1999년 이후 사이버 트레이딩이 정착되면서 한국에는 주식을 초단타매매하는 데이트레이더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들 가운데 주축은 30대였는데, 요즘은 컴퓨터와 친숙한 20대로까지 번지고 있는 모양이다. 특히 증권사들이 사이버 트레이딩 수수료를 대폭 낮추면서 데이트레이딩에 대한 유혹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 사회생활 초기의 소득을 가지고 데이트레이딩을 통해 대박을 터뜨려보겠다는 생각은 허망한 꿈에 가깝다. 일단 거래수수료만 따져봐도 그 허구가 드러난다. 싼 편이라는 사이버매매 수수료 0.1%를 적용해도 매일 한번씩 샀다가 판다면 1년 250일 정도의 거래일을 감안할 때 연간 원금의 50%를 매매수수료로 증권사에 갖다주게 된다.

여기다 매도할 때마다 거래액의 0.3%씩 정부에 내는 거래세만 해도 매일 매매한다면 75%다. 이것만 해도 원금의 125%나 된다. 즉 매일 사고파는 데이트레이딩을 한다면 연간 수익률이 원금의 125%가 돼야 간신히 본전이 된다는 얘기다. 이러다 보니 처음에 적은 액수만을 갖고 시작한 데이트레이더들도 조금씩 조금씩 원금을 보충해넣기 위해 새로운 돈을 집어넣게 되고, 결국 엄청난 손해를 보고 나가떨어지기가 일쑤다.

이런 수치를 확인하고도 여전히 접근의 편의성과 현란하게 움직이는 주가의 역동성 때문에 데이트레이딩을 통한 대박의 유혹은 강하고 달콤하다. 그리고 한때 데이트레이딩은 도전해볼 만한 금광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주가 침체기가 4년째 계속되고 있는 지금, 이는 반드시 뿌리쳐야 할 유혹이다. 물론 주식투자 자체는 경제나 기업을 이해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되는 유용한 공부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경제 흐름과 기업가치를 스스로 찾아 분석해보고 사들여서 장기보유하는 투자방법을 썼을 때 그렇다는 얘기다. 처음부터 대박을 노린 단타매매는 결국 허망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written by 이원재 이코노미21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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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서 안하는 건 현금서비스 안받기밖에 없군..
증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