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신없었지. 일은 바쁜데 프린터는 뻑나고. 마음이 급하니까 되는 일 하나 없더라..휴~...정말 눈 깜빡일 새도 없이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안구건조가 오나봐. 하루가 쉬리릭 지나가 버린 것 같은데, 요새 사는 템포가 갑자기 빨라진 것 같아서...할 말을 내 뱉기 전에 한번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 같아. 아니지, 생각이 필요한 말하기...이 말하기의 흐름도를 아예 염두에 두지조차 못한 거지..이런 말을 꺼내는 의도는...
오늘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어서...이번에 새로 온 내 담당 과장은 부장하고 오래 지낸 사람이야. 입사후 보직 순환을 거치면서 여러 해를 같이 보냈다는 뜻. 그래서 그런지 부장은 과장을 내 사람이다 생각하는 눈친데..
오늘은 은밀히 내려와서는 무언가 부탁을 하더라고.. 둘 사이 이야기가 끝나고, 과장이 날 따로 불렀는데 이야기의 의도는 이렇다. 내일 있을 사내 노조지부장 선거에 후보 중 누구를 밀어주라는 이야기. 과장은 이런 부장의 의도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하고 나에게 분위기를 물었거든. 그래서 그거라면 난 회사경험이 짧아 뭐라 왈가왈부할 만한 게재가 아니다. 그러나 부장이 공공연히 그런 여론을 조작하려 하는 것은 탐탁치가 않다라고 대답했다.
말할 당시엔, 과장이 편한 말 상대이고 나름 신진세력이란 생각이 들어 드는 생각 그대로를 털어 놨는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난 그가 이 회사 있는 동안 의지할 나의 "라인"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집에 와서 곱씹어 보니 찜찜하다. 누구는 어떤 사람이냐하고 물었던 건, 너도 그 누구를 미는 데 붙어라란 완곡한 명령이었던 것 같다. 거기다 대고 난 부장 그러는 게 영 맘에 안든다하는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으니..
생각해보면 과장이 나의 라인이라면, 부장은 과장의 라인인 것이다. 그렇다면 부장은 나의 라인이기도 한 걸까? 제길. 입사 2년 만에 난 벌써 줄타기를 배우고 있다. 사는 게 신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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