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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글귀..

마침표두개 2002. 10. 11. 23:35

No : 1205
Name : shao

내가 지극히 무료하게 보내고 있는 이 순간에

한줄기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서 칼날을 느끼는 수도자가 있으며


한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진통을 참아내는 산모가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지 않을 수 없는 아픔에

눈물 짓는 연인의 비통이 있으며


어떻게 흘러가버린 물줄기를 되돌려볼까하고 음모를 꾸미는 무리가 있으며

힘차게 들어올리는 지휘자의 지휘봉이 있으며


농간에 녹아나서 그의 사인 하나로 몰락하고 마는,

그 사인이 지금 나고 있으며..


임종을 맞이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환자는 이 순간에 이렇게 한탄하기도 한다.

"나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하느님, 조금만, 조금만 더 내게서 죽음을

유예시켜 주소서. 할일없이 무료히 앉아 있는 사람이여!

내게 그 시간을 적선해 주소서.."


바로 지금이 나의 이 세상 전부이다.

깨어라, 지금!


.............. '순간에서 영원으로' 정채봉의 생각하는 동화에서...